[GPA 컬럼]
안녕하세요. 다사다난했던 2026년도 어느덧 11월을 앞두고 있습니다.
올 한 해 국제사회는 기후위기와 플라스틱 오염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논의를 이어왔으나, 국가 간 이해관계의 차이로 실질적인 합의를 도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내로 억제하겠다는 국제사회의 목표 역시 갈수록 달성이 어려워지고 있고, 어떤 과학자는 이미 2℃ 를 넘어 섰다고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기후위기 대응의 포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기존의 규제와 정치적 합의 중심의 접근에서 벗어나, 에너지와 산업소재의 기술적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인식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국제사회는 화석자원 사용 감축과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중심으로 기후위기 대응을 추진해 왔습니다. 그러나 국가별 산업구조와 경제적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국제적 합의에는 상당한 제약이 있었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산업기술의 전환과 실행 방안은 상대적으로 충분히 논의되지 못한 측면이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유럽연합(EU)이 추진하고 있는 "포장 및 포장폐기물 규정(Packaging and Packaging Waste Regulation, PPWR)"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PPWR은 단순한 환경규제를 넘어, 포장재의 재활용성 향상과 재생원료 사용 확대, 유해물질 관리, 자원순환을 고려한 설계 등 산업 전반의 기술적 전환을 요구하는 제도입니다. 특히 EU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는 기업이라면 국가와 관계없이 관련 기준에 대응해야 한다는 점에서, 향후 글로벌 포장산업의 기술개발 방향과 시장 경쟁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유럽위원회가 발표한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 포장재에 대한 공공 의견수렴은 이러한 기술적 전환의 방향을 더욱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유럽위원회는 지난 10월 21일, PPWR 제8조에 따라 플라스틱 포장재에 바이오 기반 원료의 사용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적 검토와 공공 의견수렴을 시작하였습니다. 이는 기존의 재생원료 사용 확대와 더불어, 화석원료를 바이오 기반 원료로 대체하는 방안까지 자원순환 정책의 중요한 축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특히 바이오 기반 원료의 사용 목표와 지속가능성 기준, 환경적 효과 및 재활용 기술과의 연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향후 바이오플라스틱 산업에도 새로운 시장 기회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는 기후위기 대응이 단순히 화석자원의 사용을 제한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재생자원의 순환 이용과 바이오 기반 탄소자원의 활용을 함께 확대하는 산업기술 중심의 전환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움직임이라 하겠습니다.
앞으로는 재생자원의 의무사용 확대와 함께, 재생원료와 바이오 기반 원료의 활용도를 높이면서도 제품의 품질과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스마트 에코디자인(Smart Eco-design)과 소재·가공기술의 확보가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기술적 노력이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으로 이어지고, 그 성과가 객관적으로 검증되어 탄소크레딧을 비롯한 경제적 가치로 연결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
우리 정부 역시 이러한 국제적 변화에 대응하여 기업들이 자원순환 및 바이오 기반 소재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화할 수 있는 산업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특히 국내 실정에 적합하면서도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재생원료 및 바이오 기반 원료의 사용 인증·검증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해외시장 진출과 공공조달, 제품 인증 등에 연계하여 기업들의 제도적·기술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책이 필요합니다.
이에 그린플라스틱연합은 산업계가 현장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과 제도 개선에 대한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이를 정부 정책과 지원방안에 반영할 수 있도록 11월 초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회원사와 산업계 관계자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이 우리나라 자원순환 및 바이오 기반 소재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실효성 있는 제도와 기술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그린플라스틱연합 황정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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